[디렉터, (고민)의 방]


Room No.10- 팝업 스토어, 선택 아닌 필수라고?









Room No.10

팝업 스토어, 선택 아닌 필수라고?



여러분 안녕하세요, 디렉터 K입니다. 

오늘, 디렉터 (고민)의 방은 브랜드 행사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팝업(Pop-up)에 대한 내용으로 열어보겠습니다. 요새 정말 고민되는 주제거든요!

그야말로 대팝업(Pop-up)의 시대입니다. 아직도 팝업을 인터넷 팝업창으로만 알고 있는 분은 아마도 없겠지요? 팝업, 팝업 스토어, 팝업 이벤트로 불리는 이 이벤트는

잠깐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단기간 오프라인 행사입니다. (이 글에서는 팝업으로 칭하겠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점점 눈에 띄더니, 어느새 팝업은 브랜드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팝업의 메카인 더현대는 어떨까 해서 찾아보니,
놀랍게도 작년 한 해 동안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는 250회의 팝업이 열렸다고 합니다.
*1년에 주말은 52번 뿐입니다.





더현대서울의 크리스마스 팝업. 올해는 La boutique d’Harry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주제로 꾸며진다고 합니다.(출처:현대백화점 공식블로그)





마케팅, 브랜딩 인사이트를 전달해 주는 매체와 강의는 ‘완벽한 팝업 이벤트를 위한 가이드’, ‘팝업 스토어를 성공하는 팁’ 을 앞다투어 전해줍니다. 


팝업이 많이 열리는 서울의 성수, 홍대 부근 부동산에는 <팝업 매물 다수 보유> 가 걸려있고, 건물에는 <팝업 문의: 연락처 010-0000-0000>가 적혀있어요. 

심지어 성수동에 지금 현재 열리고 있는 팝업스토어만 알려주는 어플도 생겼습니다.






전봇대 전단지의 QR코드를 찍으면 팝업행사 정보를 전해주는 어플을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장소가 다음 주에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바뀌고, 공간의 내부, 외부 모두 브랜드의 컬러와 메시지, 다채로운 이벤트로 채워집니다.

내가 굳이 구석구석 찾아가지 않아도 거리의 콘텐츠가 알아서 바뀌니, 얼마나 재밌고 새롭나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소 관심 있던 브랜드가 팝업을 하면

찾아가 보기도 하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인상 깊은 팝업을 기획해 더 많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더현대에서 팝업을 한 브랜드는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다 보니 “더현대에서 팝업을 하면 핫한 브랜드다” 라는 인식도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더현대에서 팝업 이벤트를 한 스몰 브랜드들이 행사 이후 휘청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더현대에서 팝업한 브랜드’ 네이밍을 위해

비용과 인력 모두 무리를 했던 까닭도 있었겠지요. 


지난 몇 년 간 정말 많은 스몰 브랜드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팝업은 브랜드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엄청난 경쟁의 장이 되었구요. 그래서일까요,

모든 팝업스토어가 화려하게 치장하고 확성기를 들고 홍보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여러분은 인터넷에서 수많은 오색찬란 광고창이 연달아 뜨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저는 어떻게든 광고를 안보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패합니다…





얼마 전 성수동에 버버리, 자크뮈스, 샤넬퍼퓸 이 세 개의 럭셔리 브랜드가 동시에 성수동에서 팝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그냥

성수동을 놀러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버버리가 팝업을 다 하네?’


‘하나, 둘, 셋.. 공간을 몇 개를 빌린 거야?’ 


버버리 팝업의 메인 컬러였던 짙은 보라색으로 거리가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걷다 보니 두둥…! 거대한 버버리 메인 팝업스토어가 나타났어요.

한순간에 성수동 일대가 버버리 거리로 바뀐 것이죠. 이건 웬만한 브랜드들은 꿈도 못 꾸는 규모의 이벤트입니다.






버버리 메인 팝업스토어. 왼쪽 아래를 보면 ‘Burberry Street(버버리 스트리트)’ 라고 적혀있네요. (출처:Burberry 공식 홈페이지)






같은 기간 자크뮈스는 큰 카페 하나를 통째로 빌려 건물 외관을 자크뮈스 핸드백으로 바꿨고요. 그 바로 맞은편에서는 샤넬이 진행하는 조향 클래스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어요. 이 시기에 성수에서 팝업을 했던 브랜드들은 잘은 몰라도 희비가 엇갈렸을 것 같습니다. 







성수동 자크뮈스 팝업과 맞은편의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 이벤트. 굉장한 인파를 피해 찍느라 애썼습니다.




요즘의 팝업스토어는 단기간에 SNS에 바이럴 돼야 하고, 현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왜냐면 그래야 SNS에 바이럴 될 수 있으니까요!(돌고도는 논리)

이 행사가 인스타그램에 태그가 몇 번 되느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얼마나 멘션 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 이거 오프라인 경험이 중요한 게 맞지? 싶습니다. 


요새 성수동을 걷다 보면 “사진 찍고 가세요~” “인생샷 찍고 가세요~” 이렇게 홍보하는 팝업스토어들도 있습니다. 들여다보면 작은 공간에 정말 딱 하나! 포토스팟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과 공간에서 그런 결정을 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남는 건 사진뿐이라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남는 게 무엇일까요?

우리가 그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찍었다 칩시다. 나중에 사진첩에서 그 한 컷으로 남은 사진을 볼 때, 과연 브랜드도 함께 기억에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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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서 일하는 지인은 팝업이라면 이제 질린다고 말합니다, (매일매일 출퇴근 풍경이 형형색색 바뀐다면 재밌기도 하겠지만 도파민 자극에 뇌가 절여져 버릴지도

몰라요.) 팝업을 안 하는 게 힙한 브랜드 아냐?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그럼 팝업은 지속가능할까요? 팝업이라는 단어부터 지속가능과는 대척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을 단기간에 요란뻑적하게 꾸미려면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요새 유행하는 팝업처럼 엄청나게 다채로운 조형물, 전시대, 포토스팟을 만들려면 돈도 돈이지만 단 한 번, 그것도 일주일 정도만 쓰고

버려지는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나오게 됩니다. 이건 지베누어가 페어를 참가할 때도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이런 이유로 계속 고민이었어요. 너무 과열된 시장 같은데, 우리도 불나방처럼 뛰어들긴 해야 할 것 같은데…음..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근데 하는 게 맞나? 







그런 고민 중에도 디렉터K는 한국의 팝업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ㅎㅎ






올해 7월부터 저희는 지베누어 하남 쇼룸 영업을 마무리하고,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만 브랜드의 모든 메시지를 전하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분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도 계속 커지고 있어요. 현장에서 제품을 만져보고, 브랜드 스토리를 생생하게 전하는 경험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럼 지베누어도 팝업을 한 번 해볼까요? 


팝업의 성지라는 성수동부터 알아봤습니다. 지베누어 느낌에 잘 맞으면서 + 메인 거리에 있는 곳은 이제는 우리가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더라고요.

슬픕니다. 조금 더 괜찮은 가격대의 공간을 찾았어요! 와! 그 부근은 주말인데도 유동인구가 너무 없군요. 또 슬픕니다. 



눈을 살짝 돌려보았어요. 홍대처럼 북적이지 않아도, 성수처럼 핫하지는 않아도 우리 이미지와 잘 맞는 곳이 있지 않을까? 열심히 찾고,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북적이던 거리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면 다른 세상과 분위기가 펼쳐지는 것 같은 공간을 마법처럼 찾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북촌에서요!

(엄청난 서치 능력을 발휘해준 마케터 R님 감사합니다.) 공간을 보자마자 느낌이 왔습니다. 명확하진 않지만 지베누어가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결론은 지베누어의 첫 서울 팝업 행사를 하게 되었다는 것!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오프라인에서 인사드리고 싶었거든요. 너무 뻔한 연말 마켓은 말고

지베누어 느낌이 담긴 행사를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다가오는 12월, 우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행사를 우리가 제일 잘 하는 방식으로 준비하려 합니다. 성수의 멋진 팝업들처럼 형형색색으로 꾸미지는 않을 거예요

(아니.. 못 할 거예요..?) 


우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지만 정말 멋진 브랜드도 함께합니다. 하룻밤 저녁에는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며 웃고 친해지고 하는 자리도

마련해볼까 해요. 물론 주변에 홍보도 많이 할 거고, 바이럴이 되기를 내심 바라기도 합니다. 지베누어 팀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많은 분이 와서 즐기고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고, 기왕이면 마음에 든 작은 것을 만족스럽게 득템할 수 있는 자리이면 좋겠습니다.



그럼 12월 초, 북촌에서 뵙겠습니다!

자세한 행사 정보는 곧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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