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 (위기)의 방]


Room No.14 - 지베누어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허먼**, 프**한센, 지베누어..? 조금 일찍 세계적인 브랜드 반열에 올라버린 우리의 이야기 








Room No.14

지베누어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무슨 손흥민 봉준호 렛츠고 하는 이야기냐고요? 지베누어가 저의 예상보다 일찍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지베누어 카피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작년 5월 뉴욕에서 USM, Knoll, Poltrona Frau 과 함께 나란히 소개된 지베누어 7UHR. 꿈은 이루어진다..? (출처: ADE New York)


여러분. 사실 이건 하나도 웃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팀원 중 누군가 뒷목 잡고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말을 고르고 골라 전했습니다. 왜냐면 저희가 몇 달, 몇 년 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빼앗긴 정말 큰 일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사건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 오마주, *** 레플리카, ***ST… 한 번 쯤 들어보셨나요? 집꾸미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모두 ‘카피 제품’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짝퉁의 고상한 표현이라고나 할까요.








네이버에 ‘오마주 체어’를 검색하면 쏟아지는 검색 결과들







바야흐로 ‘합법적인 짝퉁’의 시대입니다. 다른 디자인 업계도 비슷하겠지만, 가구는 특히 여러 가지 이유에서 디자인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업계에 속합니다. 



좌우 반전

1cm 줄이기

디테일 살짝 변경하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은 수없이 많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저희도 알고 싶지 않았답니다. 


그럼 어디까지가 짝퉁이고, 어디서부터 짝퉁이 아닐까요? 유명한 제품에서 약간 디테일을 바꾸고, 크기를 살짝 바꾸고, 없던 부분을 조금 더하거나, 있던 부분을 살짝 빼면 그 디자인은 새로운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조금만 생각해 봐도 뭔가 애매하고 판단이 어려워 보이는데요.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사례를 보면 두 디자인이 동일하다는 것은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시각적으로 동일한 미감을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작은 부분 하나하나 100% 똑같지 않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봤을 때 똑같네! 하면 같은 디자인으로 취급한다는 의미 같습니다. 








(출처: DesignDB)




이제 가구 브랜드의 탄생부터 맞닥뜨리는 다양한 위기의 순간을 적어보겠습니다. 모두 저희가 직접 경험한 일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어느 정도, 어떤 시점부터 저작권 침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 번 생각해 보며 읽어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등장하는 신생 브랜드를 편의상 ‘A 브랜드’라고 적겠습니다.




A 브랜드 0년차


오랫동안 준비해온 A 브랜드의 제품이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아직 그 누구도 A 브랜드에 대해서 모릅니다! A 브랜드는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누구에게 도달할까? 어떻게 제품을 알려야 할까? 하나하나 부딪혀 가며 알아낼 수 밖에요. 또 당장 판매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브랜드의 철학도 차곡차곡 쌓아나가며 전해야 합니다. 돌아오는 것은 적고 계속 넣기만 해야 하는, 배고픈 시기입니다. 




A 브랜드 1-2년차


A 브랜드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감사하게도 일부 제품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A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제품이 입점한 적도 없고, 판매를 허락한 적도 없는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되기 시작합니다. 제품명과 상세페이지, 사진 하나하나까지 완전 동일하네요! A 브랜드의 이름을 떡하니 걸어놓고 판매하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A 브랜드의 제품명과 상세 페이지, 제품 사진을 그대로 복사해 오픈마켓(옥*, 위메*, 쿠* 등..)에 올려놓고 되파는 업체가 생긴 것입니다. 가격은 두세배 뻥튀기해서 올려놓고요. 혹여나 누군가 그 링크로 들어가 구매를 한다면, 그 판매 페이지를 올려놓은 판매자가 A 브랜드의 제품을 주문해 구매자에게 보낼 것이고,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겠죠. A 브랜드의 정보를 모조리 긁어간 상세 페이지에는 이런 관대한(?) 말도 적혀있습니다. 


“저희는 상생을 위해 브랜드 이름을 공개하고 판매합니다. 하지만 이 점이 불쾌하신 브랜드는 연락 주시면 판매를 중지하겠습니다.”


A 브랜드는 판매자에게 연락하지만 연결이 안됩니다. 제품이 올라가 있는 오픈마켓에 연락합니다. 오픈마켓은 이렇게 답합니다.

[지식 재산권 침해 공식 접수처를 통해서만 침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순차적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브랜드 쪽에서 자료를 모아서 제출하면 오픈마켓은 그 자료를 검토해 판매자에게 제품 판매를 중단하라는 권고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 발견한 건에 대해 조치를 취하더라도, 매일매일 새로운 오픈마켓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해서 발생합니다. 



A 브랜드 2-3년차


A 브랜드는 여러 유명 플랫폼에도 입점하고, 미디어와 여러 매체에도 소개됩니다. 판매처가 많아지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브랜드와 제품은 더 알려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일까요, 어딘가 느낌은 비슷하지만 콕 찝어 똑같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비슷한 제품들이 눈에 띕니다. A 브랜드 만의 컬러감, 제품의 무드, 용도… 많은 점이 유사해 보입니다. 브랜드를 이미 아는 분들은 이거 A 브랜드랑 비슷하네! 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랄까요? 주변의 제보로 그런 제품들의 존재를 알게 돼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해봅니다. 베낀거 아니라고 되려 화를 냅니다. 


차라리 브랜드를 더 알리는 데에 집중합니다. 더 유명해지면 상황은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요.





A 브랜드 3-4년차

언뜻 봐서는 똑같이 생긴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들여다보면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의 디테일이나, 소재가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사진을 봐서는 구분이 어려운데요. 이때부터는 주변에서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업체를 찾아가 경고해야 할까요?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아보고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 건 침해를 당한 A 브랜드입니다. 나의 권리는 내가 찾아야 하는 거지요.








다시 지베누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지베누어 가구는 고유한 디테일을 가집니다. 매듭 모양의 스틸 성형 디테일, 면과 면이 만나는 부분의 마감 처리, 유리의 섬세한 빗면 각도… 모두 수많은 샘플링을 통해 나온 까다로운 고급 성형 기술들입니다.  그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여 고유한 디자인을 지닌 한 개의 제품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이런 디테일과 품질은 지베누어의 고유한 것입니다. 물론 언젠가는 이것까지 그대로 따라 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겠죠. 그럼 다른 브랜드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가까운 분들과 주변에 얘기를 전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니라는 것. 수많은 반짝반짝한 스몰브랜드가 겪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들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전화도 해보고, 경고도 해보고… 하지만 인력과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 스몰브랜드는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매일매일 우리 제품이 카피가 되었나 안되었나 몇 시간씩 검색해 볼 수도 없습니다. 소송은 몇 년씩 소요되고, 필요한 비용을 알면 꿈도 꾸지 못합니다.


상담을 해주신 변리사, 변호사분들은 유사품을 만든 업체를 저격하거나 특정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입증 자료가 부족하면 시작조차 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원작자인 우리가 더 신경 쓰고 조심해야 되는 상황이 어째 부당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우리는 우리가 제일 잘 하는 방식으로 이 위기를 해결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건 바로 제품력과 콘텐츠입니다. 조만간 유사품 근절을 위해 머리에 끈을 질끈 묶은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을까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글을 마치며.


현재 관련 지원을 통해 우리의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이미 많은 고객분들께서 제보를 해주시며 믿고 구매하신다는 말이 힘이 되었습니다.

지베누어는 앞으로도 제품의 품질과 디테일, 그리고 정품만의 가치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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