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 (개발)의 방]


Room No.15 - 가구 브랜드가 만든 식탁 클리너, 왜 만들었을까?





가구 브랜드가 왜 유리 케어, 식탁 클리너 제품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그 이야기는 디렉터K가 독일에서 공부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야기. 찬찬히 읽어주세요:)



1. 싸게 사는 건 비싸게 사는 것이다?

2. 나의 생활 속에 스며든 가구 케어


3. 비건 스킨 클렌징 연구소에 가구 케어 제품을 의뢰하다


4. 유리, 스텐 그리고 올인원












싸게 사는 건 비싸게 사는 것이다?
Wer billig kauft, kauft teuer


제가 독일에서 공부할 때, 물건을 살 때 마다 독일 친구들이 하던 말이 있습니다. 제가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을 고민할 때, 주변 친구들은 ‘싸게 사는 것은 비싸게 사는 것이다’ (Wer billig kauft, kauft teuer) 고 말하곤 했는데요. 이 알쏭달쏭 명언 같은 말에는 이런 버전도 있습니다. ‘싸게 사면 두 번 산다’ (Wer billig kauft, kauft zweimal) 어떤 뜻인지 감이 오시나요? 

여러분은 가격이 싸서 어떤 물건을 덥석 샀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 빨리 망가지게 돼 결국 다시 사게 되거나, 싸게 산 물건이 뭔가 어설프고 부족해 더 비싸지만 내 마음에 드는 것을 다시 사게 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물건 하나를 사도 좋은 품질의 것을 사고, 아끼고 잘 관리해서 사용합니다. 그러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결국 그게 돈을 아끼는 길이라는 겁니다. 정말 독일스러운 말입니다! 이런 소비 습관은 물론 작은 생활용품에도 적용되지만, 내 몸에 닿고 매일 사용하는 좀더 돈을 쓸 가치가 있는 물건들, 예를 들어 가구 소비에는 이를 더더욱 중요시합니다.

또한 독일은 빈티지 가구와 중고 가구를 사고 파는 것이 오래전부터 생활화 돼있는데요. 잘 꾸며진(비싼) 빈티지 가구 스토어가 아니더라도 길거리에서 열리는 주말 벼룩시장이나 번개장터 같은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40-50년 전의 가구들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가구 뿐만 아니라 식탁, 선반과 같은 큼직한 가구들도 중고 가구로 많이 구매합니다. 운이 좋다면 엄청 좋은 원목으로 만들어진 미드센추리 시대의 확장형 식탁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어요. 지금껏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고 가구들은 물론 좋은 소재로 견고하게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사용하던 사람도 물건을 아끼고 관리하며 사용해왔기 때문에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목 가구의 경우 오래 잘 사용하면 오히려 새 제품보다도 더 좋아집니다. 원목이 에이징 되어 반들반들 윤이 나고 나무 색이 아름답게 짙어지기도 하지요.













나의 생활 속에 스며든 가구 케어


독일에서는 마음에 드는 가구를 사면 그때부터는 생활 속 관리의 시작입니다. 이 관리는 하나의 일상, 루틴으로 자리잡아 있는데 그만큼 독일에는 가구와 집을 관리하는 제품이 세세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종류도 꽤나 많아요!

얼마나 많은 가구와 집 관리 제품이 있냐면요…
원목가구를 관리하는 오일 (선반과 식탁, 주방 카운터 등에 사용)
가구의 원단을 관리하는 제품 (스프레이와 브러시 등으로 관리)
스테인리스 스틸의 기름때를 벗기고 광을 내는 제품 (주방과 욕실에서 주로 사용)
가죽을 관리하는 왁스(주로 소파에 사용)

이외에도 유리/타일 제품 등 소재와 장소, 용도별로 다양한 관리 제품이 있습니다.




이렇게 나의 집에 들어온 물건은 항상 뽀득뽀득 청소하고 좋은 상태로 유지합니다. 이미 좋은 품질의 가구를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친구도 많고, 나중에 혹시 아이가 태어나거나,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넘겨줄 수도 있습니다. 독일인의 이런 소비와 관리 습관은 길게 봤을 때 돈을 아낀다는 현명한 소비의 의미도 있지만, 어떤 물건을 관리하고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데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내 주변과 삶을 돌보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기도 하네요.

당시 독일에 살던 저도 독며들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주말이면 집과 가구를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방 인덕션의 석회를 벗겨내고, 카운터를 싹싹 청소했습니다. 스테인리스와 원목 부분은 물론 다른 제품을 사용해서 관리해야죠! 식탁을 닦고, 사이드 테이블, 선반까지 정리하고 나면 뿌듯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가구들을 보면 기분도 좋아졌구요. 제가 가진 가구들은 물론 비싼 것들은 아니었지만, 내 삶이 정리정돈 되어있는 느낌 속에서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꼈습니다. (적고나니 엄청 독일스럽네요ㅎㅎ)










비건 스킨 클렌징 연구소에 가구 케어 제품을 의뢰하다


한국에서 가구 사업을 시작했을 무렵인 2020년부터 팬데믹의 여파로 집과 가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빈티지 가구의 인기도 높아져 갔고, 집꾸미기와 가구 하울 콘텐츠가 연일 쏟아졌지요. 하지만 그와 함께 모양만 그럴싸하게 예쁜 가구들, 한철 쓰고 버리는 가구들도 너무 많아졌습니다. 마치 가구 업계도 패스트 패션과 같은 길을 가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좋은 가구를 사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그럼 국내에 가구를 케어 할 수 있는 제품도 있을까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가구 케어’라는 개념이 너무 생소했습니다. 전문적으로 가구만을, 소재별로 케어하는 제품을 만드려고 시도 하는 것은 아마 우리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니치한 시장인 걸까요?

그래도 우선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습니다. 만들 수는 있는 건지, 만들면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만들 수 있다면 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라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국내의 비건 스킨 케어와 클렌징 제품을 생산하는 연구소를 찾았어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점과 만드는 제품의 결이 지베누어와 잘 맞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구 클리너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무작정 의뢰를 드렸습니다. 다행히 생소한 ‘가구 케어’의 개념을 재미있어 해주시고, 함께 개발해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유리, 스텐, 그리고 올인원

처음 라인업으로 지베누어 가구의 주된 소재인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그리고 올인원 테이블 케어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한 가지가 아니라 세 가지라니! 그래도 소재별로 케어를 하는 라인업으로 만들고 싶었던 만큼, 지베누어 가구의 주된 소재인 유리와 스텐은 꼭 구별하고 싶었고, 쉬운 케어를 위해 이곳저곳 다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도 꼭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유리와 스텐에 남는 손자국을 케어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지속가능한 지베누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분명히 소재 별 가구케어에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가지 제품 샘플링에 돌입했어요.










여러 번의 샘플링을 거쳤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뿌리고 케어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이, 임신부, 반려식물에도 무해한 성분이어야 했습니다. 물론 세정력은 당연히 좋아야 했어요. 왜냐면 제가 평소에 친환경 제품, 지속가능한 제품을 종종 사서 써보고는 하는데, 이런 친환경 제품 중에 제품력이 아쉬웠던 것이 많아 꼭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몇 번의 샘플링으로 드디어 제품력이 뛰어난 친환경 가구 케어 3종이 탄생했습니다.

또한 아직은 조금 낯선 가구 케어이기에, 보다 쉽고 즐거운 케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베누어 의 시그니처 향을 만들어서 제품에 넣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향을 통해 기억되고, 경험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독일어로 ‘일곱시’라는 뜻의 ‘지베누어 7uhr’의 정체성을 담은 일곱시의 향을 프랑스 조향사, 아로마 테라피스트와 함께 개발해 제품에 첨가했습니다. 인공향료가 아닌 100% 천연 아로마 오일로만 조향되어 아로마테라피의 효과까지 경험 할 수 있도록이요.
그럼 지베누어의 일곱시 향은 오전 일곱시 일까요, 오후 일곱시 일까요? 이 아로마 블렌딩은 오전으로도, 저녁으로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베르가못과 라벤더, 오렌지 껍질 향이 어우러져 주말의 아침 햇살 같기도 하고, 뉘엿뉘엿 노을이 져가는 따뜻한 시간 같기도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하신 분들이 모두 향이 정말 좋다고 말씀해주십니다. 좋은 피드백에 힘입어 조만간 프레그런스 라인으로도 출시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가 가구 브랜드가 유리 클리너, 스텐 클리너, 올인원 테이블 클리너를 만들게 된 짧은 사연이었습니다. 지베누어가 만든 친환경 가구 케어 브랜드, NUR CARE 의 단독 런칭을 앞두고 있는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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